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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주방

나무 도마 플라스틱 도마 뭐가 더 위생적일까

by 생활문답지기 2026. 7. 4.

나무 도마가 플라스틱 도마보다 비위생적이라는 말은 흔히 듣지만, 사실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나무 도마가 더 위생적이라는 실험 결과도 있고, 반대 결과도 있어서 연구마다 엇갈립니다. 분명한 건 도마 위생은 재질보다 어떻게 쓰고 관리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입니다.

먼저 왜 "나무가 더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이 생겼는지부터 보겠습니다. 나무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칼집 사이로 물기와 함께 세균이 스며들면 잘 안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면 플라스틱은 물을 안 먹고, 끓이거나 표백제로 소독하기도 편하니 더 깨끗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 짐작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실제 실험에서는 결과가 그리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한 대학 식품안전 연구팀이 새 도마와 오래 쓴 도마에 식중독균을 묻힌 뒤 비눗물로 닦아보니, 나무 도마는 새것이든 헌것이든 표면의 균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반면 칼집이 많이 난 중고 플라스틱 도마는 씻은 뒤에도 흠집 사이에 균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무가 세균을 안쪽으로 끌어들여 가두고, 마르면서 그 균이 죽는다는 해석입니다.

 

물론 반대 결과도 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플라스틱이 항균력을 보였다는 결과, 재질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나무가 낫다"고 말하긴 어렵고, 적어도 "플라스틱이 당연히 더 위생적"이라는 통념은 근거가 약하다는 정도가 맞습니다.

 

도마 재질별로 흔히 말하는 장단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도마 재질별 특징 정리

재질 특징과 약점
나무 칼날에 부드럽고 항균 해석도 있음. 다만 갈라지면 교체 필요, 식기세척기·장시간 침수에 약함
플라스틱 가볍고 소독 편함. 칼집 많이 난 오래된 것은 흠집 사이 세균이 잘 안 빠짐
유리·세라믹 흠집이 거의 안 나 관리 쉬움. 대신 칼날이 빨리 상하고 미끄러워 주의 필요

표에서 보이듯 어느 재질이든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씩 있습니다. 결국 재질을 고르는 것만으로 위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재질보다 중요한 건 이 세 가지입니다

도마 위생에서 실제로 차이를 만드는 건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칼집 상태와 교체 시점입니다. 재질과 상관없이, 칼집이 깊게 파이고 표면이 거칠어진 도마는 그 틈에 세균과 물기가 남기 쉽습니다. 플라스틱이든 나무든 흠집이 눈에 띄게 많아졌으면 바꿀 때가 된 겁니다. 특히 칼집 사이가 거뭇해지거나 아무리 닦아도 냄새가 가시지 않으면 교체 신호로 보면 됩니다.

 

둘째는 재료별로 나눠 쓰는 것입니다. 사실 재질 논쟁보다 이게 훨씬 큽니다. 생고기나 생선을 썬 도마에 그대로 채소나 과일을 썰면 균이 옮겨가는 교차 오염이 생깁니다. 도마를 두 개 이상 두고 익히지 않고 먹는 채소·과일용과 날것의 고기·생선용을 구분하는 것만으로 식중독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양면 도마라면 한쪽은 채소, 다른 쪽은 고기로 정해두면 됩니다.

 

셋째는 세척 후 말리기입니다. 씻는 것보다 말리는 걸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기가 남은 채 세워두거나 겹쳐두면 그 습기에서 세균이 다시 늘어납니다. 닦은 뒤에는 통풍이 잘 되게 세워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나무 도마는 햇볕에 오래 두면 갈라질 수 있으니 그늘에서 바람으로 말리는 편이 낫고, 물에 오래 담가두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흔히 하는 오해 몇 가지

도마를 두고 잘못 알기 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나무 도마는 비위생적이니 무조건 플라스틱이라는 생각입니다. 앞에서 봤듯 근거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래 써서 칼집이 잔뜩 난 플라스틱 도마가 더 신경 쓰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끓이거나 표백제로 소독하면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소독은 도움이 되지만, 표면이 깊게 파인 도마는 소독 후에도 틈에 균이 남을 수 있습니다. 소독은 멀쩡한 도마를 더 깨끗하게 유지하는 수단이지, 망가진 도마를 되살리는 방법은 아닙니다.

 

셋째, 비싼 원목 도마면 평생 쓴다는 생각입니다. 나무도 결국 유기물이라 오래 쓰면 갈라지고 닳습니다. 관리를 잘 해도 영구적이지는 않으니, 상태가 나빠지면 재질과 상관없이 바꾸는 게 맞습니다.

 

도마와 함께 자주 헷갈리는 행주·조리도구 위생이 궁금하다면 함께 보면 좋습니다.

 

이런 경우도 궁금하다면 → 행주 삶기랑 전자레인지 소독 뭐가 더 나을까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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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도마를 쓰면 될까

정리하면, 재질은 취향과 쓰임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칼날을 아끼고 싶고 손맛을 중시하면 나무, 가볍고 소독이 편한 걸 원하면 플라스틱이 무난합니다. 어느 쪽이든 칼집이 심해지면 바꾸고, 재료별로 나눠 쓰고, 쓴 뒤 바짝 말리는 것. 이 세 가지를 지키면 재질이 무엇이든 위생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참고로 위 내용에서 인용한 연구 결과들은 기관마다 결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특정 수치보다 경향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습니다.)